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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고 블로그를 놓은지 3년이 넘었다.
취업했을 당시에는 기분도 좋고 뭔가 이루어낸 것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치기 어린 마음으로 취업 후기도 쓰고, 내가 뭐라도 된다고 남의 취업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글도 썼었다.
회사에 들어오니 동기들 중 몇 명이 내 블로그를 봤다고 한다. 동기의 아는 사람이 동기중에 박준화라는 사람 있냐고 물어보기도 했단다.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내가 무슨 이상한 말을 쓰지는 않았을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체 했나? 기분 좋다고 너무 나댔나?
몇 번 내 블로그를 봤다는 동기의 얘기를 듣고, 코테 준비하면 올렸던 PS관련 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글을 숨김처리했다.
부끄러웠다. 왜였을까? 당시에는 기분 좋다고, 도움이 되고 싶다고, 나 합격했다고 막 써제낀 글이 그제서야 갑자기 부끄러워진 이유가 뭐였을까.
아무리 블로그에서 실명을 달고 글을 쓴다고 하더라도, 여기는 실제 현실의 나를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일 것 같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보란듯이 내 믿음은 깨졌고, 그 착각 속에서 쓴 글에 내가 숨기고 싶은 내용. 혹은 습관 등이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3년만에 이렇게 갑자기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뻘글이라도 갑자기 글을 쓰고싶어졌다.
3년만에 글을 쓰려니 3년만에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왜 멈추었고 왜 숨겼는지 생각이 들어서 두서도 없이 주저리주저리 적어봤다.
아무런 영양가도 정보도 감정도 감동도 없는 글이지만, 이 글을 쓰며 괜시리 막혀있던 가슴이 조금은 풀리는 느낌이 든다.
한 달에 한두개라도 글을 다시 써볼까?
개발 관련해서는 이제 글을 못쓸 것 같다.
오늘도 회사에서 개발을 하고 왔고, 정규 업무시간이 끝난 후 프로그램 적용도 하고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은 개발이 아닌 다른 글을 쓰고 싶다.
하루 느낀 감정
내일과 주말에 대한 기대
내년의 소망과 목표
그냥 이런거나 다시 가끔씩 올려볼까 한다.
이런 글은 아무도 검색하지도 않고, 찾아보지도 않을테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마음 놓고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녁 뭐먹지. 아직도 안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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